查看原文
其他

[문학닷컴] 김일량의 시2 돌(외9수)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외9수)


김일량


은하수 강물이

출렁이는 소리가 있다

돌속에는

산새 소리가

구성지게 노래하고 있다

그 소리를

별들이 듣고 있다

구름이 듣고 있다

그런 소리의 무게로

돌은 씩씩하게

숨쉬고 있다

살아있는 돌은 메를 맞으면

우주에 금이 실릴듯 매운

쟁쟁한 쇠소리로 운다

인간들은 그런 돌속에서

아름답고 여물게 다듬어진

그 소리들을 꺼내여

보석 하늘을 만들고

새등지를 만들고

큰 장사를 한다


진달래 


어제밤

산모의 신음 소리에

나무뿌리가

아파서 울었다

산도 울있다

아침 태양은

너무나 솔직하다

산모의 피자욱을

조금도 감추지 않고……

초봄의

피 비린내

초봄의

산향기

겨우내 멀리

떠나갔던 산이

갑자기 눈앞에 횐히 나타나

빨갛게 미소짓는다


그리움 


거위털의 무게로

바람에 날려 다니다가

호수에 떨어졌다

부력의 힘이 고맙다

밝은 해빛아래

생각을 그냥 추구할 수 있다

모기라도 반갑지만

잠자리가 내리는 날은

온 하루 가슴이

너무나 크게 설레인다

수없이 많은 말을

속삭이고 부탁하고

이제 비행 소리가 들리면

하얀 살마저 벗어 버리고

티 한점 없는 옥 같이

깨끗한 뼈 하나로 달려가

크게 울어 볼 것이다

크게 웃어 볼 것이다


흑룡강신문 2019년 9월 10일 발표



기러기를 보다


운서 섬마을 식당 옆 바다에는
검은 기러기들이 떼지어있다
 
바다 옆 벼긁기 거칠은 논벌에서
매일마다 떼지어 끼룩끼룩
무거운 바다바람에
깃을 적시기며
하늘과 땅 사이에 머무는
기러기떼들
 
하늘에 걸리면
검은 바람 한줄기이고
땅에 내리면
검은 그림자 한자락이고…
 
천리를 난다는 기러기
머나먼 로정을 앞두고
무슨 사연이 있어
여기를 못 떠나고 있을가?
가을바람은
락옆과 함께 조금씩 떠나가고
나무가지 차가운데
기러기 울음소리 처량하다
 
기러기야 기러기
천리길 달려왔을 기러기
너의 자취 속에서
고향의 가을 날씨를 찾아본다.


 
꼬 막
 
어느 바다 옆 개벌에서
늙은 아줌마가 힘들게 주어왔을
동그랗고 하아얀 꼬막
밭고랑 같은 주름살 사이로
바다의 파도소리가 달려가고 있다
진흙냄새가 가시지 않은
밤바람 차가운
작은 꼬막
늙은 아줌마의 숨소리가
그냥 가슴 간지럽힌다
 
밥상에 흔히 오르는
팥죽 속 오그랑 같은 작은 꼬막
작디작은 속살을 씹으면
바다의 밑물소리가
혀바닥을 짜갑게 적시긴다.


연변일보 2017-6-29



여름 

깊은 산골짜기를 
바람이 칫솔질하며 드나들 때 
코구멍을 쑤시는 산향기에는 
벌레들이 살찌는 소리가 간지럽다 

태양이 뜸뜨는 코등에서 
지렁이가 그물그믈 
기여내리는 여름은 
애교 같은 사랑으로 
진득진득하고 

비온뒤 칠색무지개가 
황홀한 긴다리로 
먼산을 껑충 건너뛰는 모습은 
너무나 장관이다 

용광로에서 흘러나오는 
뻘건 쇠물 같은 혀바닥으로 
땅을 피나게 핥는 여름 태양은 
너무나 지독하고 

모기들이 떼지어  
저녁 무더위를 톱질하며 
살점에 꼭꼭 못을 박는 여름은 
피나게 아프다 

여름은 
때리고 
만져주는 
손이다가 
발이다가… 


밤차 

벌레의 굴속 같은 밤속으로 
별 하나가― 
긴 이슬뀀 한줄 끌고 
이어지는 평행선 따라 
밤시간을 토막토막 
먹으며 가고있다 

차창밖에 바람은 
찢어지는 비명소리를 끌고 
한사코 쫓아오는데 

이슬 한방울안에서 
밤의 껍질을 벗기고있는 
크고 작은 소리들은 
제각기 소리의 집을 짓고있다 

<<연변문학>> 2007년 7월호



훈춘

세개 나라 세가지 언어를
푸른 물빛에 꽃무늬로 수놓으며
비단필로 흐르는 강물에
고기떼와 물새들은
국경없이 자유롭고
자연 물오리떼들이
꿈을 푸근히 삶아내는
풀빛 늪이-
주방에 옥그릇처럼
곳곳에 알뜰히 진렬되여있는 동네


아침의 서늘한 그늘 쪼각들이
한낮까지 게으르게
그늘 무거운 나무숲속에서
싱싱한 여름빛으로 새여나오고
호랑이 이야기가 옛말같이
귀뿌리를 선뜩하게 찍는,
경신 거리에는-
현대무송들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해발높이 5메터에
바다를 찾아 풀쩍 뛰여내려
룡왕중에서 보배를 건져내는
풍요한 방천마을은
물우에서 아침이 깨여나고
물속으로 저녁이 잠든다


산그늘 구름 무게로 깊고
나무숲 바람 두께로 울창한
춘화 밀림에는-
새소리 푸른 하늘 업고 날며
심심산천 길고 짧은 옛말을
마디마디 물어다가
하늘둥지 틀고
살찐 벌레들은,
산울림소리 비옥한 흙속에 묻으며
차고 더운 계절을 늘구어 당겨간다.


푸른 물속에
드넓은 하늘이 깊숙히 빠져
새삶의 궁전을 짓고
둥그런 하늘벽안에
세계를 마중하는
서비스광장을 꾸려가며
배타고 바다길 개척하고
비행기 타고 하늘길 날아가며
열린 가슴으로
온천하르 포옹하는 동네…

봄의 계절에-
옥구슬 주렁주렁 걸리고 있는 땅
바로,
여기란다
훈춘(珲春)…



풀새둥지


풀새둥지는 
우주의 말소리를 붙잡고
바람우에 걸려있다

바람이 떠나갈 때
해빛 품고 떠나갔다가
바람이 돌아올 때
달빛 업고 돌아온다

풀새둥지에 꿈이 모이는 밤에는
우주가 가까이 다가서서
자장가를 흔들어주고

새날 아침이 깨여날 때
풀새둥지는
우주를 찾아 길을 떠난다



버드나무숲 

 

이야기 길게

하얀 시내바닥

 

소리따라 가면

자연의 깊이가

은밀히 숨은 곳

 

그늘따라 가면

큰산이 다가오다

멈춰선 곳

 

싱싱한 여름이

세상을 활 벗어버리고

하늘속 노란 마을로 가고있다 


 

 김일량

시인





김일량  작품세계  

【해란강문학상수상작】오갈피 (외2수) (영물시 김일량)

 안내 : "문학작품"은 sinbalam과 위챗친구하여 추천해주세요.-신바람

최신 문학작품

2020년

[특집]불가능은 가능으로, 화는 복으로(남영전)
[허강일 추리소설] 도시는 알고 있다(2)
[칼럼] 코로나와 중한관계 (박광해)

(수필) 하늘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궁금이)
[문학닷컴] (실화) 어미까치도 울고 나도 울고 (김정숙)
[허강일 추리소설] 도시는 알고 있다(1)
[련애편지 후속편] 세월이 흘러서 끝이 없듯이(현춘산)

올해의 작가남영전|박광해|궁금이허강일서가인리문호리광인김혁현춘산한석윤|허미란현춘산김학송김호웅김재현남룡해김영분리문호궁금이림운호장학규리련화|김혁|한영철박장길서가인김경진김영택김학송김병민김복순최상운채영춘리광인김정권허강일김혁김명숙김학송김춘실류재순려순희리문호김홍남윤청남리동춘||심명주최화|김명순한영철

 최신 문학작품  더 보기(请点击) 

2020 새 내용 매일 업데이트됩니다.

 
 


 




 潮歌网 광고효과 보장

广告担当微信号:caisehaoyun(彩色好运)

广告指南pc버전  

    您可能也对以下帖子感兴趣

    文章有问题?点此查看未经处理的缓存